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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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8AI 연구얀 르쿤자율 학습AI 한계인공지능

ChatGPT도 Claude도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 — 튜링상 수상자 얀 르쿤의 진단

튜링상 수상자 얀 르쿤을 포함한 AI 석학 3인이 '현재 AI는 진짜 학습을 하지 못한다'며 인간 두뇌를 모방한 3단계 자율 학습 체계를 제안했습니다. 완전한 자율 학습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전망입니다.


ChatGPT에게 무엇이든 물어보면 척척 대답합니다. Claude에게 코드를 시키면 바로 짜줍니다. 이 AI들이 '똑똑하다'는 건 누구나 느끼지만, 정말 '배우고' 있는 걸까요? 튜링상 수상자 얀 르쿤(Yann LeCun)을 포함한 AI 석학 3인이 충격적인 답을 내놓았습니다 — "현재 AI는 단 한 번도 스스로 배운 적이 없다."

핵심 3줄 요약
  • 현재 AI는 출시된 뒤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배우지 못합니다 — 사람이 골라준 데이터로 훈련한 상태 그대로 멈춰 있습니다
  • 아기는 무엇을 배울지, 언제 관찰하고 언제 행동할지 스스로 결정하지만, AI에게는 이 능력이 없습니다
  • 연구진은 관찰·행동·조율 세 가지 시스템을 결합한 자율 학습 설계도를 제시했지만, 완성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합니다

"배운 게 아니라 외운 겁니다"

2026년 3월 16일, Meta의 수석 AI 과학자이자 2018년 튜링상(컴퓨터과학의 노벨상) 수상자인 얀 르쿤, 인지과학자 에마뉘엘 뒤푸(Emmanuel Dupoux), UC 버클리의 컴퓨터 비전 석학 지텐드라 말릭(Jitendra Malik)이 공동 논문 "Why AI Systems Don't Learn and What to Do About It"을 발표했습니다.

논문의 핵심 주장은 명쾌합니다. 현재 AI는 사람이 미리 골라놓은 데이터를 소화할 뿐, 스스로 무엇을 배울지 결정하지 못합니다. ChatGPT가 수조 개의 텍스트를 읽고 훈련한 뒤 출시되면,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대화를 아무리 많이 해도 모델 자체가 똑똑해지지는 않는 겁니다.

비유하자면, 현재 AI는 시험 범위의 교과서를 완벽하게 외운 학생과 같습니다. 시험 범위 안에서는 뛰어난 성적을 내지만, 교과서에 없는 새로운 문제가 나오면 스스로 도서관에 가서 공부할 줄 모릅니다. 반면 사람은 태어난 순간부터 주변을 관찰하고, 직접 만져보고, 실패하면서 스스로 학습 전략을 조율합니다.

현재 AI(왼쪽)와 자율 학습 AI(오른쪽)의 차이를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현재 AI는 사람이 데이터를 선별하고 훈련 방법을 결정하지만, 자율 학습 AI는 스스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배운다.

▲ 현재 AI(왼쪽)는 사람이 데이터를 골라주고 훈련 방법을 정해줘야 합니다. 연구진이 제안하는 자율 학습 AI(오른쪽)는 스스로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배웁니다. (출처: 논문 Figure 1)

아기에게 배우는 AI의 미래 — 세 가지 시스템

연구진이 제시한 해법은 의외로 인간의 두뇌, 특히 아기가 세상을 배우는 방식에서 왔습니다. 아기는 얼굴과 목소리에 본능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관찰), 물건을 집어 던져보며 물리 법칙을 체득하고(행동), 상황에 따라 관찰과 행동 사이를 유연하게 전환합니다(조율). 연구진은 이를 세 가지 시스템으로 정리했습니다.

시스템 A — 관찰로 배우기
영상을 보거나 소리를 들으면서 패턴을 파악합니다. 아기가 엄마 얼굴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얼굴'이라는 개념을 익히는 것처럼, AI도 데이터를 관찰하며 세상의 규칙을 이해합니다.
시스템 B — 행동으로 배우기
직접 해보면서 배웁니다. 아기가 블록을 쌓다가 무너지는 경험을 통해 중력을 체득하듯, AI도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원인과 결과를 파악합니다.
시스템 M — 두뇌의 조율자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언제 관찰하고 언제 행동할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지휘자' 역할입니다. 예측 오차(내 예상과 현실의 차이)와 불확실성을 감지해서, 지금은 가만히 보고 배울 때인지 직접 시도해볼 때인지 판단합니다.
연구진이 제안한 자율 학습 AI의 전체 구조도. System M(조율)이 System A(관찰)와 System B(행동), 기억 장치를 연결하고 조율한다.

▲ 연구진이 제안한 AI 자율 학습 구조도. 시스템 M(왼쪽 상단)이 관찰(System A), 행동(System B), 기억(Episodic Memory)을 조율하며, 이 모든 것이 외부 세계와 연결됩니다. (출처: 논문 Figure 6)

현재 AI는 왜 이렇게 못하나

논문이 지적하는 현재 AI의 세 가지 근본 한계는 이렇습니다.

첫째, 훈련 데이터를 스스로 고르지 못합니다. 아기는 관심 가는 것에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리지만, AI는 사람이 인터넷에서 수집해준 텍스트만 소화합니다. 논문에 따르면 "아기는 얼굴이나 목소리에 본능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데, 이것이 사회성과 언어 학습을 촉진하는 일종의 하드웨어적 데이터 선별 장치"입니다.

둘째, 관찰과 행동을 전환하지 못합니다. 사람은 책을 읽다가(관찰) 직접 요리를 해보고(행동), 실패하면 다시 레시피를 확인합니다(관찰로 복귀). 현재 AI는 이런 유연한 전환이 불가능합니다.

셋째, 자기 실력을 모릅니다. 사람은 "이건 내가 잘 모르겠다"라는 감각이 있어서 더 공부하거나 질문합니다. AI는 틀려도 자신 있게 대답하는 이유가 바로 이 자기 점검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AI가 "정말요?" 한마디에 답을 뒤집는 문제도 같은 맥락입니다.

"완전한 자율 학습까지 수십 년" — 솔직한 전망

연구진은 자신들의 제안이 당장 구현 가능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합니다. 논문의 결론에서 "완전한 자율 학습, 넓은 범위의 학습 시스템까지는 아마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구현을 가로막는 현실적 장벽도 구체적으로 제시합니다.

  • 시뮬레이터 문제 — AI가 안전하게 시행착오를 겪을 가상 환경이 아직 충분히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 평가 기준 부재 — 현재의 벤치마크 시험은 특정 과제만 측정할 뿐, "새 비디오 게임을 얼마나 빨리 배우는가" 같은 학습 속도를 측정하지 못합니다
  • 윤리 문제 — 스스로 배우는 AI는 통제하기 어려울 수 있고, 고통과 유사한 신호를 갖게 되면 도덕적 지위 문제도 발생합니다
시스템 A(관찰)와 시스템 B(행동)의 다양한 상호작용 방식 — 자기 연습, 관찰 학습, 행동 재현 등을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 관찰(System A)과 행동(System B)이 결합하는 다양한 방식. 혼자 연습하기, 남을 보고 따라하기, 상상 속에서 시뮬레이션하기 등 인간의 학습 방식을 AI에 적용합니다. (출처: 논문 Figure 3)

AI를 쓰는 사람이 알아야 할 것

이 논문이 당장 ChatGPT나 Claude의 성능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AI를 일상에서 활용하는 모든 사람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AI에게 '경험'을 기대하지 마세요
AI는 대화를 통해 점점 똑똑해지지 않습니다. 어제 알려준 정보를 오늘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중요한 맥락은 매번 새로 알려줘야 합니다.
"AI가 확신하면 맞는 거다"는 위험한 생각입니다
자기 실력을 모른다는 건, AI가 틀릴 때도 확신에 찬 어투로 답한다는 뜻입니다. 중요한 결정에는 반드시 사람의 검증이 필요합니다.
"AI가 곧 사람을 대체한다"는 아직 먼 이야기입니다
이 논문을 쓴 사람이 Meta의 AI 총괄입니다. AI를 만드는 사람이 직접 "수십 년 더 걸린다"고 말한 것은 현재 AI 거품론에 대한 강력한 경고입니다.

왜 이 논문이 주목받나

AI 업계에서 "데이터를 더 넣고 컴퓨터를 더 크게 만들면 된다"는 '스케일링(규모 확대) 만능론'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AI를 가장 많이 만들어본 사람 중 한 명인 얀 르쿤이 "규모 확대만으로는 안 된다"고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논문은 "고품질 텍스트 데이터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며, 데이터를 아무리 많이 모아도 해결되지 않는 근본적인 구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는 최근 AI가 기존 시험에서 93점을 받고도 새 시험에서 13점밖에 못 받는 현상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튜링상 수상자와 세계 최고 대학의 석학이 "지금 방향으로는 안 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AI 산업 전체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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