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AI 뉴스 목록
2026-03-29ARM서버반도체Meta데이터센터Intel

ARM이 35년 만에 처음 만든 서버 칩 — Intel 2배 꺾자 주가 16% 폭등

ARM이 35년 역사상 최초로 자체 CPU 'AGI CPU' 공개. 136코어·300W로 Intel 대비 2배 성능 주장. Meta·OpenAI·SK텔레콤 등 8곳이 고객, 발표 직후 주가 16.3% 급등.


전 세계 스마트폰의 99%가 ARM 설계를 쓴다. 하지만 ARM은 35년간 단 한 번도 직접 칩을 만들지 않았다. "설계도만 그리고 제조는 파트너에게 맡긴다"는 것이 ARM의 정체성이었다. 그 공식이 2026년 3월 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깨졌다. SK텔레콤리벨리온(한국 AI 반도체 스타트업)을 포함한 8곳의 고객을 확보한 ARM의 첫 자체 칩, ARM AGI CPU가 공개된 것이다.

ARM AGI CPU 칩 렌더링 이미지

AI 에이전트가 CPU 수요를 15배로 늘렸다

ARM CEO 르네 하스(Rene Haas)가 직접 칩 생산에 나선 배경에는 에이전틱 AI(사람 대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AI)의 폭발적 성장이 있다. AI 에이전트가 데이터센터의 토큰(AI가 처리하는 텍스트 단위) 부하를 기존 대비 15배로 증가시키면서, CPU 수요가 기가와트당 1억 2천만 코어(연산 처리 핵심 단위)로 4배 뛰었다.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AI 연산을 담당하지만, 수천 개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조율하는 '두뇌' 역할은 CPU가 맡는다. NVIDIA의 디온 해리스도 "CPU가 AI 워크플로우 확장의 병목"이라고 인정했다. ARM은 이 시장을 기존 Intel·AMD의 x86(1978년부터 이어온 전통적 PC·서버 칩 구조)이 아닌, 저전력 고효율 ARM 구조로 공략하겠다는 베팅을 건 것이다.

136코어·300W — Intel·AMD 서버와 스펙 직접 비교

ARM AGI CPU의 핵심 사양을 경쟁 제품과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
│ 항목          │ ARM AGI CPU   │ AMD EPYC Turin │ Intel Xeon Sierra│
├──────────────┼───────────────┼────────────────┼──────────────────┤
│ 코어 수       │ 136개         │ 192개          │ 144개            │
│ 소비 전력     │ 300W          │ 500W           │ 500W             │
│ 코어/와트     │ 0.45          │ 0.38           │ 0.29             │
│ 제조 공정     │ TSMC 3nm      │ TSMC 3nm       │ Intel 18A        │
│ 메모리 대역폭 │ 825GB/s       │ -              │ -                │
└──────────────┴───────────────┴────────────────┴──────────────────┘

코어 수 자체는 AMD가 192개로 더 많다. 하지만 ARM은 전력 효율에서 압도적이다. 같은 1와트당 ARM은 0.45코어를 돌리는데, AMD는 0.38, Intel은 0.29에 그친다. ARM의 주장대로라면, 리퀴드쿨링(액체 냉각) 랙(서버 장비를 쌓는 선반) 하나에 45,696코어를 넣을 수 있는데, 이는 NVIDIA Vera의 22,528코어 대비 2배 이상이다.

세부 사양도 꼼꼼하다. TSMC 3nm(N3P) 공정(반도체 회로의 미세화 수준)으로 제조되며, 2개 다이(칩 내부의 반도체 조각) 구성이다. 기본 클럭 3.2GHz, 부스트 최대 3.7GHz. DDR5(최신 메모리 규격) 12채널로 총 825GB/s의 메모리 대역폭(데이터 전송 속도)을 제공하고, PCIe 6.0(서버 부품 간 초고속 연결 규격) 96레인과 CXL 3.0(메모리를 여러 서버가 공유하는 차세대 기술)을 지원한다. 특이한 점은 SMT(동시 멀티스레딩, 하나의 코어가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는 기술)를 의도적으로 제거한 것이다. 결정론적 성능 스케일링(코어 수에 정비례해서 성능이 올라가는 구조)을 위한 설계 선택이다.

Meta가 첫 고객 — "직접 칩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에서 시작

Meta(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가 ARM AGI CPU의 첫 번째 고객이자 공동 개발 파트너다. Meta는 수 기가와트(GW, 대형 발전소 1기에 해당하는 전력 단위)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데, 기존 Intel·AMD 서버가 전력과 밀도 면에서 한계에 부딪히자 ARM에 "직접 칩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단순 구매가 아니다. Meta의 자체 AI 가속기 MTIA(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와 ARM AGI CPU를 최적화하는 다세대 로드맵까지 합의한 깊은 파트너십이다. ARM은 이를 통해 기가와트당 100억 달러(약 14조 원)의 인프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ARM 로고와 주가 차트

Meta 외에도 쟁쟁한 이름이 줄을 섰다. OpenAI(ChatGPT 개발사), Cloudflare(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20%를 처리하는 네트워크 기업), Cerebras(웨이퍼 크기 AI 칩 제조사), SAP(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SK텔레콤, F5(네트워크 보안 기업), 리벨리온(한국 AI 반도체 스타트업)까지 총 8곳이 고객으로 확보됐다. 서버 제조사로는 Lenovo(레노버)가 이미 출하를 시작했고, ASRock Rack과 Supermicro(슈퍼마이크로)가 뒤따르고 있다. 발표 이벤트에는 NVIDIA CEO 젠슨 황, Amazon SVP 제임스 해밀턴, Google AI 인프라 리더 아민 바흐다트가 사전 녹화 영상으로 지지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주가 16.3% 급등 — 하지만 월가는 반으로 갈렸다

발표 직후 ARM 주가는 하루 만에 16.3% 급등했다. 시가총액이 약 1,530억 달러(약 211조 원)에 달한다. Evercore의 마크 리파시스(Mark Lipacis)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 227달러(현재 대비 45% 상승 여력)를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TIKR의 중간 시나리오 분석은 목표가를 1,247달러(860% 상승)까지 내다보기도 한다.

하지만 경고음도 있다. Bank of America의 비벡 아리아(Vivek Arya)는 "CPU 시장이 매우 혼잡해지고 있으며, 핵심 고객인 Meta와 OpenAI는 AMD·NVIDIA와도 기존 계약이 있어 기회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ARM의 Forward P/E(주가수익비율, 현재 주가를 미래 예상 이익으로 나눈 값)는 약 63배, EV/EBITDA(기업가치 대비 이익 배수)는 64.36배로, 실행에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수준이다. x86 대비 2배 성능 주장 역시 독립 벤치마크(성능 측정 테스트) 없이 ARM 자체 발표에 근거한 것이어서, Futurum 그룹은 "12~18개월 내 프로덕션 환경의 실측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97%에서 50%로 — ARM이 감수하는 대가

ARM의 기존 사업은 칩 설계도를 파는 라이선스 모델이었다. 이 모델의 매출총이익률(매출에서 원가를 뺀 비율)은 97%에 달한다. 설계도는 한 번 만들면 복제 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칩을 직접 만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TSMC 웨이퍼 비용, 패키징, 테스트 등 반도체 제조 원가가 발생하면서 매출총이익률이 약 50%로 떨어진다. Moor Insights의 패트릭 무어헤드(Patrick Moorhead)는 "이익률은 떨어지지만, 2030년까지 영업이익 절대 금액은 4~5배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기존 파트너와의 관계 변화다. ARM이 직접 칩을 팔기 시작하면, Apple·Qualcomm·NVIDIA 같은 기존 라이선시(ARM 설계를 사서 자체 칩을 만드는 회사)와 경쟁 관계가 된다. 실제로 Qualcomm은 RISC-V(ARM 대안 오픈소스 칩 설계)로의 전환을 가속하며 Ventana Micro를 인수했고, NVIDIA는 2026년 2월 ARM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젠슨 황이 발표 이벤트에 축하 영상을 보냈지만, 두 회사의 관계는 이미 "공생적 경쟁"으로 바뀐 상태다. AWS Graviton, Google Axion, Microsoft Azure Cobalt 등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이미 ARM 기반 자체 칩을 만들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2029년 105조 원 — 데이터센터 CPU 시장의 판도

ARM이 이 위험을 감수하는 이유는 시장 규모에 있다. 데이터센터 CPU 시장은 2029년까지 766억 달러(약 105조 원)에 달할 전망이며, 성장률은 연 34.9%다. ARM의 목표는 2031년까지 칩 판매만으로 연매출 150억 달러(약 21조 원)를 달성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전체 TAM(Total Addressable Market, 제품이 팔릴 수 있는 전체 시장 규모)은 1,000억 달러로 추산된다.

ARM CEO 르네 하스는 이렇게 말했다. "AGI CPU를 통해 파트너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한다. 에이전틱 AI 인프라를 글로벌 규모로 지원하기 위한 고성능·저전력 컴퓨팅의 기반이 될 것이다." 전 세계에 3,500억 개 이상 출하된 ARM 기반 칩과 2,200만 명의 개발자 생태계. 35년간 쌓아온 이 자산이 서버 시장에서도 통할지 — 2026년 하반기 첫 실측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시장의 눈이 ARM에 쏠려 있다.

관련 콘텐츠Easy클코로 AI 시작하기 | 무료 학습 가이드 | AI 뉴스 더보기

AI 소식, 가장 빠르고 쉽게 받아보세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가장 자세하고 쉽게 알려드립니다

텔레그램 채널 구독